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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 제한‘최대 수혜자’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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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구수 제한‘최대 수혜자’는 일본

입력
2006.03.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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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WBC 조직위원회가 정한 투구수 제한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최강의 불펜진을 보유했던 주최국 미국이 선수 보호라는 핑계를 들어 투구수 제한을 밀어붙이자 선발 마운드가 강한 일본은‘야구의 본질을 훼손하는 해괴한 규칙’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선발 투수가 통상 한 경기에서 120~130개 정도의 투구수를 소화한다.

그러나 일본은 결승전에서도 미국을 위해 도입했던 바로 그 기이한 규칙의 최대 수혜자가 되며 우승을 차지했다.

쿠바 대표팀 벨레스 감독은 1회 초 선발 오마리 로메로가 일본의 첫 타자를 상대하기 전부터 불펜에서 투수들의 몸을 풀게 했다. 선발 투수가 흔들리면 곧바로 계투 작전을 펼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

쿠바는 이날 장기로 치면 차ㆍ포를 떼고 결승전을 치른 것이나 다름 없었다. 팀 내 마운드의 원투 펀치인 야델 마르티-페드로 루이스 라소 카드를 지난 19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준결승전에서 모두‘소모’했기 때문이다.

쿠바는 마르티와 라소의 완벽한 계투 작전으로 ‘대어’를 낚긴 했지만 출혈이 너무 컸다.

선발로 나온 마르티는 65개, 5회부터 마운드를 이어 받은 라소는 81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대회 규정상 50개 이상을 던진 투수는 반드시 최소 4일간 휴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결승전에 이 둘의 등판은 불가능했다.

벨레스 감독의 우려대로 선발 로메로는 3분의1이닝동안 2피안타 1볼넷의 부진을 보이며 강판 당했고 이어 마운드에 오른 오델린 역시 3분의1이닝동안 1피안타 2사사구를 기록, 초반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쿠바는 모두 8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물량 공세를 펼쳤지만 일본 타선의 집중력을 막아내긴 역부족이었다.

샌디에이고=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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