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은 여성 대표성과 국정운영의 경험을 두루 갖춘 재선의원이다. 오랜 기간 재야 여성운동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여성의 권익 향상에 앞장섰고, 여성부ㆍ환경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풍부한 행정경험을 쌓았다.
한 의원은 여성운동계 내에서 ‘대모’로 통한다. 이화여대 졸업 후 1974년부터 한국크리스챤아카데미 간사를 지내며 소외계층 여성의 생존권과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다 2년간 옥고를 치렀고, 80년대에는 가족법ㆍ남녀고용평등법ㆍ성폭력처벌법 등의 제정에 앞장섰다. 또 90년대 들어서는 대표적인 여성단체인 여성민우회와 여성단체연합을 이끌었다.
여권의 여성 지도자 가운데 국정 경험도 가장 풍부하다. 국민의 정부 시절 16대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한 뒤 초대 여성부 장관을 지냈고,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환경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감사원 부정방지대책위원, 환경처 환경보전대책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참여연대ㆍ방송개혁국민회의 공동대표 등 정부자문 및 민간분야의 다양한 경험도 큰 자산이다.
1997년 민주당 창당 때 정계에 입문한 뒤에는 온화함과 조정능력이 트레이드 마크가 됐을 만큼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평을 들어왔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재야운동을 함께 했던 김근태 최고위원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지만 타 계파에서의 신임도 두텁다.
분권형 국정운영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책임총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장관 재직 당시 부처 장악력이 합격점을 웃돌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17대 총선 때는 고양 일산갑에서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한나라당 홍사덕 전 의원을 꺾었을 만큼 강단도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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