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양승인이 시작된 경기 하남시 풍산택지개발지구의 시행사들이 판교신도시에서보다 평당 200만원 이상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한국토지공사와 하남시에 따르면 최근 풍산지구의 빅스타건설과 우리종합건설이 각각 평당 평균 1,219만원, 1,270만원에 분양승인을 받았다. 33평형을 분양하는 빅스타건설은 평당 분양가가 1,185만∼1,235만원이었으며 38평형의 우리종합건설은 1,202만∼1,279만원이었다.
이러한 가격은 판교 신도시 30평대 평당 가격인 1,230만원과 거의 같은 것이다. 판교에서 32,33평형을 분양하는 건영은 평당 평균 1,239만원에 경기 성남시에 승인신청했고 33평형의 풍성주택도 평당 평균 1,224만원에 신청했다. 나머지 4개 시행사들도 1,230만원 안팎에서 분양승인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풍산지구 시행사들은 “토지대금을 일시불로 내는 등 금융비용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더 이상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지역 시행사들은 판교신도시 시행사들에 비해 토지를 평당 200만원이 싼 760만원에 공급 받은 데다 자재 조경 설계 등에서도 유리한 조건이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교 신청가격은 사업승인과정에서 깎일 부분을 포함한 가격이어서 실제보다 부풀려졌다고 봐야 한다”면서 “승인 분양가는 1,100만원 후반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향후 판교 분양가가 풍산지구보다 내려갈 수 있다는 얘기이다.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풍산지구의 경우 5개월 일시불로 토지대금을 받아 금융비용이 과하다고 하는데 일부 잔금을 1년 후에 받은 판교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다른 점이 있다면 판교는 시행사가 시공사를 겸하는 반면, 풍산은 시행사 시공사가 별도로 있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토지공사는 판교 토지공급 때 1순위를 시행ㆍ시공 능력을 겸비한 업체로 제한한 반면, 풍산지구는 시행ㆍ시공 중 한가지 자격보유만으로 완화해 빅스타건설은 동부건설을, 우리종합건설은 삼부토건을 시공사로 정했다.
전문가들은 “시행사가 시공사를 별도로 선정할 경우 각자 이익을 별도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영세한 시행사의 경우 토지구입 때 급전을 빌리는 등 금융비용이 과다하기 때문에 높게 분양가를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남YMCA 등 시민단체들은 “시행사가 평당 200여만원의 폭리를 취하는 것이 드러나 분양가 산정내역 공개와 공개토론 등을 제안해 놓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분양가를 승인해준 하남시에 대해서도 반드시 문제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세 시행사의 택지공급 입찰 참여를 제한하거나 시공사 선정기준을 까다롭게 하는 등 제도를 정비해야 집 없는 서민들을 상대로 한 폭리구조가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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