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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기술 보안 '뻥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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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기술 보안 '뻥 뚫렸다'

입력
2006.03.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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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기술 보안이 뚫렸다.

해외 방위산업체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전직 고위인사를 로비스트로 고용, 수차례 군사기밀을 빼내고, 연구원들은 거리낌없이 여기에 동조했다.

ADD 기밀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공안부(김훈 부장검사)는 21일 프랑스 T사 한국지사장인 프랑스인 P(56)씨와 국내 시뮬레이션업체 N사 대표 박모(34)씨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로써 이 사건 구속자는 전 ADD 부소장 박모(64ㆍ예비역 대령ㆍ육사22기)씨와 ADD 연구원 이모(54)씨 등 이미 구속된 2명을 포함, 모두 4명으로 늘었다.

T사의 기밀 빼내기는 P씨가 2002년 부소장으로 퇴직한 박씨를 포섭,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말이 컨설팅 계약이지 사실은 ADD에서 군사기밀을 빼내고 로비를 하는 것이 박시의 업무였다.

박씨는 올 1월 친분이 있는 ADD 연구원 이씨를 통해 3급 군사기밀인 차기호위암 레이더사업의 요구성능 등이 기재된 문서를 입수, P씨에게 넘겼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ADD가 추진 중인 저고도 레이더 사업에 적용될 통신방식에 대한 정보를 빼내 P씨에게 주었다. 그 대가로 박씨는 T사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지난해에만 4억8,000만원을 받았다.

유출된 군사기밀은 국내ㆍ외 방위산업체들이 향후 국내 레이더 사업의 참여 여부를 가름할 수 있는 핵심정보들이다.

특히 해외 방위산업체에 유출된 군사기밀들은 자칫 국가안보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업체에게 유리한 조건의 사업계약이 이뤄져 막대한 국방예산을 낭비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T사는 자신들이 개발에 참여한 한국형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장갑차인 ‘천마’의 양산 계약과정에서도 박씨를 동원, 국방부와 군 고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로비를 펼쳐 유리한 조건의 계약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당시 이 계약체결에 기여한 대가로 T사에 100만유로(약 14억원)를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방위산업체와 ADD와의 검은 고리는 올해 초 국군기무사와 국가정보원이 입수한 첩보를 토대로 검찰이 본격수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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