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시장의 미사일 경쟁이 치열하다. 군사시설이나 요격 미사일이 아니다. 독성물질을 암세포에만 정확히 가격하는 ‘신약 미사일’이다. 적중률이 높으면 정상세포는 죽지 않기 때문에 항암 치료를 받는 환자의 고통은 크게 줄어든다. 탄두의 파괴력이 높아도 표적을 못 맞히면 무기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단백질의약연구센터 홍효정 박사팀은 최근 대장암과 난소암의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인간화항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항체가 바로 신약에서의 ‘미사일’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대장암과 난소암 세포에 흔히 나타나는 단백질인 TAG-72에 대해 결합하는 항체. 항체는 자기가 맡은 특정 단백질(항원)만 구별하고, 결합하고, 기억하기 때문에 이 항체는 암세포에만 반응을 일으키는 미사일이 된다.
원자력병원 핵의학과 최창운 박사팀이 개발된 항체에 방사성 동위원소인 요오드-131(I-131)를 붙여 대장암에 걸린 생쥐에 주사한 결과, 항체를 주사한 50%가 주사하지 않은 생쥐보다 생존기간이 1.7배 길었다.
특히 개발된 항체의 장점은 생쥐 항체 중 항원에 직접 결합하는 일부(SDRs)만 떼어 인간 항체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져 거부 반응을 최소화한 점이다. 그래서 ‘인간화’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인간 항체는 면역거부반응이 적지만 생쥐 항체만큼 대량생산할 길이 없다는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현재 치료용 항체는 20여개의 제품이 나와있고, 2003년 70억달러(약 7조원)에서 2004년 104억달러(약 10조원)로 거의 5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독성시험, 임상시험을 거쳐 암 치료용 항체제품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생화학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17일자에 발표됐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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