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39ㆍ3급)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은 자신의 여자 문제로 열린우리당 대변인실 부국장인 부인과 다투다 부인을 목졸라 숨지게 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이 19일 밝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 18일 밤 구속 수감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에서 16일 자정께 부인 이모(35)씨가 남편 이씨와 사귀고 있던 여자로부터 남편에게 휴대 전화가 걸려온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문제 삼으면서 부부 싸움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구속영장과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편 이씨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술에 취한 채 집 밖으로 나가자 자신의 카렌스 승합차에 부인을 태우고 이날 새벽 1시30분께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모 교회 앞에 도착했다.
이씨는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담배를 피우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술을 마신 부인이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옮겨 타자 운전석 뒷좌석에 올라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부인이 “왜 내가 사준 신발을 신고 바람을 피우고 다니면서 난리를 치느냐. 죽여버리겠다”고 말하자 이에 격분, 코트 속에 있던 넥타이로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이씨는 차문을 잠그고 집에 돌아오는 도중 부인의 말이 생각나 신고 있던 구두를 길거리에 버리고 맨발로 집으로 돌아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씨는 오전 2시 30분께아파트 주차장 인근에서 서성거리다가 집으로 들어갔다.
이씨는 17일 오전 7시 청와대에 정상 출근한 뒤 열린우리당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가 출근했냐”고 묻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가 승용차에서 내리기 전 부인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부인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인지, 아니면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전화한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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