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이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포로 학대 사진이 공개된 2004년 4월 이후에도 극비 시설에서 수감자들에게 가혹행위를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19일 ‘태스크 포스 6-26’으로 알려진 미 최정예 특수전 부대가 바그다드 근처에 ‘검은 방’으로 불리는 비밀 취조시설을 만들어 놓고 체포된 저항세력들에게 가혹행위를 가했다고 보도했다.
규모가 1,000여명 정도로 알려진 이 부대의 요원들은 취조 과정에서 총 개머리판으로 포로들을 구타하거나 얼굴에 침을 뱉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대원들이 물감 총을 이용, ‘서바이벌 게임’을 하면서 포로들을 인간 타깃으로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대는 바그다드 인근에 있던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이라크군 기지를 개조, 후세인 정권이 고문을 하던 방을 그대로 취조실로 사용했다. 취조실은 창문이 없고 내부가 온통 새카맣게 칠해져 있기 때문에 ‘검은 방’이라고 불렸다.
‘태스크 포스 6-26’의 주된 임무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최대 배후로 꼽히는 아부무사브 알 자르카위에 대한 정보를 캐내는데 집중돼 있었다. 부대 관련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비밀 시설에 수감돼 있던 포로들은 가족이나 변호사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에서 종종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 수용소에 대해 “실상 그곳은 어떠한 규율도 없는 무법지대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대 요원들 가운데에는 2005년 9월에도 포로들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된 병사들이 있다는 기록도 나왔다. 그러나 이 같은 학대 행위에도 불구, 이 부대를 통해 수집된 정보 가운데에는 특별히 중요한 것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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