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이혼한 후 세 아들의 양육권을 포기하기 위해 아이들을 학대해 온 무정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R아파트에 사는 박모(35ㆍ여)씨는 2003년 남편과 이혼한 후 아들 3명을 혼자서 키우기로 했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남편이 미덥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여성과 동거를 시작한 전 남편은 양육비를 한푼도 주지 않았고 최근에는 연락마저 끊겼다.
직장을 구하려 했지만 아이들이 딸려 있어 여의치 않았다. 아동보호센터에 맡기려 했으나 거절 당했다. 생활보호자로 지정돼 매달 정부로부터 받는 50만원의 보조금만으로는 네 식구가 살아가기에 빠듯했다.
박씨는 아이들의 얼굴을 대하는 것조차 짜증이 났다. 그저 인생이 한스러울 뿐이었다. 그래서 박씨는 걸핏하면 아이들을 때렸다. 아이들이 말을 잘 듣지 않을 때마다 손바닥과 주먹, 몽둥이가 말보다 앞섰다.
특히 둘째(8)가 골칫거리였다. 박씨는 홧김에 가위로 둘째의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듬성듬성 잘랐다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 주민이 아이의 얼굴에 난 상처와 머리 모양을 이상하게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경제적으로도 어렵도 아이들에게 치이면서 하루하루 살기가 너무 힘들어 차라리 양육권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상습 구타 사실을 시인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9일 박씨에 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아이들은 아동보호센터로 보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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