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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 사외이사 입성… KT&G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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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칸, 사외이사 입성… KT&G 앞날은

입력
2006.03.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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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KT&G 주주총회에서‘칼 아이칸-스틸파트너스 연합’측이 내세운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출됨에 따라, 향후 KT&G에 대한 경영권 위협 및 자산매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KT&G 이사회가 12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볼 때, 한 자리를 내준 것이 당장 경영 방향 등에 큰 변화를 몰고 오지는 않겠지만, 아이칸-스틸파트너스 측이 해마다 이사 자리를 늘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에는 곽영균 사장 등 4명 이사의 임기가 만료돼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를 선출해야 한다. 이날 사외이사로 선출된 리흐텐슈타인은 2001년 미국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얼 이사로 진출한 뒤, 차츰 자신쪽 이사들을 늘려 결국 이사회 의장자리에까지 올랐다.

지난 달에는 역시 자신이 이사로 있는 레인 크리스티센 사에 “현재의 경영진이 무능하다”며 자신쪽 이사 2명을 추천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칸측이 사외이사 자리를 더 늘리는데 실패할 경우, 타임워너의 분할 계획을 철회했던 것처럼 KT&G에 대한 공격도 주가차익을 남기는 선에서 만족하고 물러날 수도 있다.

때문에 내년 주총에서 있을 새로운 이사 선출에 대비해 앞으로 1년간은 KT&G와 아이칸-스틸파트너스 사이에 일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우선 KT&G의 자사주 매각이 주요 쟁점이다. KT&G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자사주를 우호세력에 매각해 의결권을 되살리게 되면 앞으로 주총 집중투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아이칸 측은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며 KT&G가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넘길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전 KT&G 인력개발원 대강당에서 열린 주주총회장에는 투표권을 위임하지 않고 직접 주총장을 찾은 300여 명의 주주들이 집중투표에 앞서 아이칸-스틸파트너스측의 요구사항을 둘러싸고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주주발언에 나선 양모씨는 “아이칸측은 단기 차익만 챙기고 낮은 가치의 KT&G를 다른 주주들에게 떠넘기려고 한다”며 “인삼공사 매각이나 유휴부동산 처분 등은 단기 이익은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모든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볼 수 없다”며 참석한 주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소수의 목소리기는 했지만 자산을 분할ㆍ매각해 주가를 높이고 배당을 높여야 한다는 아이칸측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주주는 “여기 계신 분들은 몇 만년을 살려고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단기든 장기든 이익을 좋아하지 않는 주주가 누가 있느냐”며 아이칸측을 지지했다.

대전=이진희 기자 river@hk.co.kr

■ KT&G 사외이사 된 리흐텐슈타인은

리흐텐슈타인(Warren G. Lichtensteinㆍ41) 스틸파트너스 대표이사는 하바드대 경영대학원 출신의 젊은 유태인이다. HBS 출신이 미국 월가의 헤지펀드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탄탄한 배경을 업고 있는 셈이다.

철저한 주주자본주의에 입각한 행동주의자로 ‘기업사냥꾼’과 경계가 모호하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미국에서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얼(첨단군사장비 제조업체)과 레인 크리스티센(굴착업체) 공격에 나서 이사 자리를 꿰찬 뒤, 자신을 지지하는 이사들을 늘리고 있다. 지난 달 KT&G를 직접 방문해 인사공사 매각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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