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승 한국은행 총재와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을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시중 은행장들도 산업자본의 금융 진입을 허용해도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집단 의견을 내놨다.
시중 은행장들은 17일 박 총재의 초청으로 열린 월례 금융협의회에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나 기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국내기업이 역차별을 받고 있으므로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산분리 원칙은 현행 은행법상 산업자본이 은행의 의결권이 있는 지분을 4%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말한다.
시중 은행장들은 “금산 분리 원칙은 경제환경과 기업의 경영행태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자본의 금융산업을 진입을 허용하더라도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은행 감독을 철저히 한다면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다”고 의견을 모았다.
은행장들은 또 “한국과 미국 두 나라만이 철저한 금산 분리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데, 미국은 금융전업 자본이 발달해 큰 문제가 없는 반면 한국에서는 금융전업 자본이 취약하기 때문에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장들은 한은의 금리정책에 대해 “최근 세 차례의 콜금리 인상으로 자금 단기화 문제가 개선되고 있고, 자금을 부동산 시장에서 중소기업 대출쪽으로 유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