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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되찾은 '아프리카의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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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되찾은 '아프리카의 멜로디'

입력
2006.03.1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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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부베, 음부베…’를 반복하는 이 노래 ‘라이언 슬립스 투나잇(The Lion Sleeps Tonight)’은 세계 150여명의 가수가 리메이크해 불렀고 만화영화 ‘라이언 킹’ 등 13개의 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쓰였다.

이 아프리카 멜로디는 수많은 사람들이 흥얼거리는 인기를 누렸지만, 작곡자가 막상 평생을 배고프게 살다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남아공 줄루족 출신의 이 ‘세기의 멜로디’의 주인공인 솔로몬 린다의 후손들이 긴 법정공방 끝에 법적 권리를 되찾게 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2004년 시작된 소송에서 린다 가족의 변호를 맡은 한로 프리드리히 변호사는 “노래 사용권을 갖고 있는 애빌린 음반사가 소 취하를 조건으로 1987년 이후에 대한 저작권료를 지급키로 했다”며 “금액은 공개할 수 없지만 가족들이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음부베’의 멜로디는 린다가 어린 시절 양 치던 추억을 떠올리며 만들었다. 노을이 질 무렵 한 마리 사자가 다가오더니 양떼 주변을 맴돌았고 종일 굶어 헛헛했던 그는 사자가 자신을 놀리는 것처럼 느껴져 사자라는 뜻의 줄루어 ‘음부베’와 ‘가만 있어’라는 뜻의 ‘짐바’라는 두 개의 단어로 노래를 만들었다.

후일 6인조 아카펠라 그룹을 만들어 요하네스버그에서 술집 순회공연으로 연명하던 린다는 한 사업가를 만나 1938년 ‘음부베’를 음반으로 제작했다.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10만장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면서 이 멜로디는 세계 음악가들에게 알려졌고, 50년대에는 각종 가사를 붙인 버전이 등장했다.

그러나 린다의 삶은 비참했다. 저작권 개념조차 몰랐던 그는 52년 갤로 스튜디오와 한 달에 87센트를 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8명의 자녀들은 옥수수죽으로 주린 배를 달래야 했고 두 명은 영양실조로, 한 명은 에이즈 치료제를 구할 돈이 없어 목숨을 잃었다. 린다가 세상을 떴을 때 그의 통장에는 비석조차 살 수 없는 22달러만 남았다.

린다 사망 후 글을 읽지 못하는 그의 부인과 딸은 노래 사용권을 갤로 스튜디오에 넘긴다는 황당한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2000년 이 같은 횡포가 남아공 작가에 의해 미국 음악잡지 ‘롤링 스톤스’에 실려 린다 가족도 권리 찾기에 나섰다.

이번 합의 이전에 이들이 소송을 통해 또다른 음반사에서 저적권료로 얻어내기로 한 돈은 매년 3,000달러에 불과했다. 린다의 딸 응셀레는 “노래가 라디오에 나오면 어머니는 행복해 하셨을 뿐 뭔가를 받아야 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아버지의 노래를 마음대로 써먹은 사람들에게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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