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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아름다운 性, 그로인해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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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아름다운 性, 그로인해 삶이…

입력
2006.03.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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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리비도(성적 욕망)는 안녕하십니까?”

성, 그리고 성욕마저 상품으로 전락해버린 이 오염된 욕망과 가난한 에로스의 시대! 건강한 성욕의 회복을 갈망해온 두 성심리학자의 책이 나란히 번역 출간됐다. 빌리 파시니의 ‘욕망의 힘’(이옥주 옮김, 에코리브르)과 장 메종디외의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알코올’(문신원 옮김, 정신의서가)이다.

‘욕망의 힘’의 저자는 욕망이 곧 삶이며, 욕망의 힘을 회복해야 삶이 건강해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는 암울하게도, 현대의 욕망이 치명적으로 병들었으며 병든 우리는 변태 아니면 금욕주의자로 변하는 중이라 진단한다.

소비욕, 물욕, 출세욕처럼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경쟁적 욕망과 달리 순수 내적인 감정과 연관된 에너지여야 할 성적 욕망이 광고와 같은 외부 자극에 의해 마구, 그리고 어이없이 자연스럽게 유린되고 있지 않은가. 성욕의 노출증 시대를 두고 그는 “우리 시대에 사드 후작은 시청자들이 지겨워 할 정도로 자주 방송에 출연하며 기자나 광고 제작자를 몰고 다니는 TV의 우상”이라고 말한다.

그와 달리 현대인은 성을 멀리하고 욕망을 억압하는, 금욕 또는 욕망의 부재로 나아가기도 한다. 과도함과 부재함이라는 욕망의 원심분리가 현대사회의 조급증과 소비주의, 자기중심주의에 기인한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우리는 점점 사랑의 단계를 건너뛰어 오직 흥분이라는 목표에 단숨에 도달하기 위해 스토리가 최소한으로 축소된 포르노 영화처럼 서둘러 성적 행위를 소비한다.” 그는 책에서 남자와 여자의 성적 욕망의 실체와 성격 병리 등을 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욕망도 가르쳐야 하고 훈련해야 하며 그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알코올’은 알코올 의존증(알코올 중독)이 다름 아닌 사랑의 허약함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남녀는 서로를 갈망하면서도 동시에 두려움에 떤다. 그 두려움은 사랑에 있어서의 전통적인 성역할- 남성의 능동성과 여성의 수동성- 강박증에 기인한다.

여자는 자신의 수동성이 지나쳐 관계를 망칠까 두렵고 한편으로 쾌락에 사로잡혀 몸과 마음을 잃어버릴까 두렵다. 그래서 여자는 쾌락에 저항한다. 반면 남자는 자신에게 부여된 적극적인 역할 자체에 중압감을 느끼며 여자에게 매료된 나머지 모든 지배의 수단을 여자에게 빼앗길까 봐 자신의 감정을 억제한다. 알코올은 이 갈망과 통제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손쉬운 수단이다. 술은 심리적 억압을 풀고 감정적 친밀감을 선사한다.

“남자든 여자든 과음을 하는 유일한 이유는 서로를 사랑하길 원하기 때문이고 그 사랑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술에 의존한 병든 사랑보다 남녀가 서로의 성의 차이와 그 신비를 인정하고, 성역할의 강박에서 벗어날 것을 권한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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