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3급 행정관이 열린우리당 사무처 간부인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7일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3급 행정관 이 승(39)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16일 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자택에서 열린우리당 대변인실 부국장인 부인 이모(35ㆍ여)씨와 부부싸움을 하던 중 부인이 밖으로 나가자 뒤따라 나가 함께 차를 타고 동네를 수 차례 돌았다.
이어 남편 이씨는 새벽 1시 30분께 전농동의 한 교회 앞에 차를 세우고 잠시 내렸고 그 사이 부인이 운전석에 옮겨 앉는 것을 보고 뒷좌석에 타 코트 주머니에 들어 있던 넥타이를 꺼내 부인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씨는 숨진 아내를 차에 둔 채 집으로 돌아왔고, 이씨가 맨발로 급하게 뛰어 들어오는 장면은 아파트 엘리베이터 CC(폐쇄회로) TV에 찍혔다. 이씨는 오전 7시께 청와대에 출근했다가 오후 1시께 조퇴해 경찰서로 가 조사를 받았다.
앞서 부인 이씨는 이날 오전 10시25분께 전농동의 교회 앞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주차단속원 김모(49)씨는 “운전석에 사람이 자고 있는 것 같아 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여러 번 창문을 두드렸으나 인기척이 없고 문이 잠겨 있어 이상한 생각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이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자백받고 살해 현장 부근에서 범행에 사용된 넥타이를 찾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 이씨는 청와대 국정상황실 3급 행정관으로 있다가 최근 홍보기획비서관실로 옮겼다. 이씨 부부는 각각 의원 보좌관을 지냈으며 대학 시절부터 교제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