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인수 방정식이 외환은행 매각 변수로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국민은행과 하나금융, 싱가포르개발은행(DBS)중에서 누가 외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냐에 따라 LG카드 인수 구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7일 매각공고가 날 예정인 LG카드는 현재 신한금융, 우리금융, 씨티그룹의 3파전이다. 농협과 테마섹, 메릴린치까지 가세한다면 외환은행 인수전보다 더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외환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민은행이나 DBS가 선정된다면 하나금융 또한 LG카드 인수전에 무조건 뛰어 들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놓칠 경우 ‘1강(국민) 2중(신한, 우리)’ 체제로 은행구도가 재편되기 때문에 LG카드라도 인수해야 한다. 자산 11조원, 회원 984만 명으로 업계 1위인 LG카드는 누가 차지하든 인수하는 순간 카드업계 강자가 된다. 막대한 회원 데이터베이스도 은행 등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이미 내부적으로는 하나은행 카드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화 시켜 카드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세워 놓고 있다. 하나금융이 LG카드 인수에 뛰어들 경우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로 쌓아놓은 재무 협력자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력한 인수후보가 된다.
신한금융이나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하나금융의 LG카드 인수전 참여가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해서 불꽃 튀는 은행권 ‘4강 경쟁’(국민, 통합하나, 신한 우리)을 벌이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이들 은행들에서 ‘그래도 외환은 국민이 인수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