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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낮 12시, 파란 옷 입고 목터지게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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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낮 12시, 파란 옷 입고 목터지게 "대~한민국"

입력
2006.03.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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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된다. 4년 전 월드컵 때 모두가 ‘붉은 악마’가 됐던 것처럼 이날 우리 모두는 ‘파란 도깨비’가 된다.

‘대~한민국’. 붉은 옷을 입고, 붉은 물감을 칠하고 길거리에 쏟아져 나와 목이 터져라 외쳐대던 기억들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되살아 나고 있다. 살아서 두 번 다시 경험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 뜨거웠던 여름날의 기억들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자랑스러웠던, 태극기만 보면 거칠게 가슴이 뛰었던 그 아름다웠던 여름날의 기억들이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19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전을 갖는다. 상대는 다시 일본이다. 거푸 무너뜨렸는데도 운좋게 올라왔다. “30년 동안 넘볼 생각을 못하게 하겠다”던 그 오만함을 한번 더 꺾어버리라는 운명의 계시인지 모른다.

일본은 한 수 아래로 여긴 우리에게 두 번이나 무릎을 꿇었기에 이를 앙 다물고 달려들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에게 지는 것은 상상 조차 하기 싫다. 여기서 멈춘다면 지금까지 쌓은 공든 탑은 고스란히 그들 손에 떨어진다. 앞선 2번의 승리를 돌아볼 여유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또 거리에 나간다. 가슴마다 대한민국을 품는다. 야구대표팀이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일본과 마주할 19일 낮 12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잠실야구장과 인천 문학경기장과 광주 월드컵 경기장과 경기 고양시 종합운동장에서 푸른 도깨비들은 하나가 된다.

응원석의 색깔은 4년 전과 달라질 것이다. 우리나라 야구대표팀의 유니폼 색깔인 파란 물결이 온천지를 뒤덮는다. 거리 곳곳에서는 파란 물결이 흘러 넘칠 것이다. 어디 길거리 뿐이랴. 전국 곳곳의 병원에서, 식당에서, 버스 안에서, 안방에서 ‘대~한민국’이 메아리친다.

16일 미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 마운드에 우뚝 솟아 펄럭이던 태극기의 벅찬 감동은 아직도 가슴 속에서 요동을 친다. 세계 최강이라 자부하던 미국, 아시아 맹주를 넘어 세계 정복을 공언했던 일본을 거푸 거꾸러뜨린 태극기다. 애너하임에 이어 19일 샌디에이고에서도 태극기는 마운드를 넘겨주지 않으리라. 4강을 넘어 같은 장소에서 21일 열리는 결승전에서도 그러할 것이다.

의심하지 마라. 30명의 태극전사, 2006년 3월 그대들은 다시 우리의 영웅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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