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문제로 미국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이란이 16일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제의한데 대해 미국도 긍정적 반응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양측 모두 직접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주제는 ‘이라크 안정화’문제에 국한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직접 대화가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현실화할 경우 미-이란 관계에 적잖은 변화의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핵협상 대표인 알리 라리자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정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미국과 대화를 갖는데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미 지난해 11월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 대사에게 이란과의 협상권을 부여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직접 대화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미측은 다만 대화 주제는 이라크 문제에 국한되고 핵문제는 유엔 안보리가 논의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 전문가들과 관리들은 대화가 일단 시작되면 결국 핵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란의 직접 대화 제의에 대해선 핵문제에 따른 유엔 제재를 회피하려는 우회전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