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놀이터에서 기구를 타고 노는 아이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층 콘크리트 숲에 갇혀 자연을 제대로 모르고 자라기 때문이다. 대가족이나 이웃과의 따뜻한 교감을 한번이라도 느껴본 적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찔레꽃울타리’는 자연을 벗삼아 따뜻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는 들쥐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불과 수십 년 전 우리가 그랬듯이,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자급자족으로 살아간다. 등장인물의 이름도 마타리, 바위솔, 머위, 앵초 등 야생초에서 따왔다.
‘찔레꽃울타리’는 영국 세인트 마틴 미술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질 바클렘의 그림책 시리즈다. 질 바클렘은 찔레꽃울타리 마을의 실제 모델인 영국 에핑 숲 근처에서 태어나 아직껏 거기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책 한 권을 그리는데 2년을 투자할 만큼 세밀한 관찰과 빼어난 정밀묘사로 유명하다. 이번 시리즈는 1997년 처음 출간된 것으로, ‘높은 산의 모험’ ‘눈초롱의 아기들’ ‘바다이야기’ ‘비밀의 계단’ 등 총 4권으로 구성돼 있다.
소금을 구하러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거나 금을 찾기 위해 높은 산을 찾았다가 겪는 모험담도 있고, 방앗간 살림을 하며 열악한 환경에서 아기를 키우는 이웃을 위해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훈훈한 얘기도 있다. 엄마 아빠가 그림 내용을 설명해주며 자녀와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대상 4~9세.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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