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여신도 미국의 추태가 어지간히 보기 싫었던 모양이다.
야구 종주국이자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했던 미국은 한국이 ‘거의 만들어준’ 4강 티켓도 제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미국은 17일(한국시간) WBC 2조 최종전 멕시코전에서 1-2로 패해 4강 티켓을 일본에게 넘겨줬다.
미국과 멕시코, 일본은 나란히 1승2패를 기록했지만 이닝당 평균실점이 0.2830으로 가장 적은 일본이 조 2위를 차지하는 행운을 차지했다.
안방에서 열리는 초대 WBC대회에서 우승을 장담했던 미국의 몰락은 충격적이지만 이번 대회 기간에 드러난 전력을 감안하면 예상됐던 결과이기도 하다.
1라운드 남아공과 멕시코전을 제외하고는 어떤 경기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기대 이하의 실력.
게다가 노골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만든 대회 규정, 심판들의 명백한 오심까지. 미국은 추악한 야구의 대명사가 됐다.
지난 13일 미국-일본전에서 일본의 3루 주자 니시오카의 리터치를 아웃으로 선언하며 ‘부적절한 애국심’을 발휘한 심판들은 17일 미국-멕시코전에서도 홈런을 2루타로 둔갑시켰다.
3회말 멕시코의 발렌수엘라가 때린 공은 명백히 오른쪽 폴대를 맞히는 홈런이었으나 1루심 밥 데이비슨은 황당하게도 2루타를 선언한 것.
데이비슨은 미국-일본전에서 구심을 맡아 오심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쿠바,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의 강팀들을 모두 2조로 몰아넣고, 한국 일본 멕시코 등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팀들과 한 조를 이룬 미국은 쉽게 결승까지 올라가기 위해 같은 조 1,2위 팀이 또다시 준결승에서 맞붙는 해괴한 일정을 만들었지만 그 혜택도 누리지 못했다.
몸값 총액이 무려 1,500억원에 이르는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성의 없는 플레이로 자멸했다. 1라운드 남아공전을 제외하고는 방망이가 제대로 터진 경기가 없고, 그나마 6점을 냈던 캐나다전에선 투수진이 무너져 패배를 기록했다.
명백한 오심으로 얻은 일본전 승리까지 합하면 미국은 사실상 2라운드에서 전패를 한 셈이다.
승부욕도 팀워크도 찾아볼 수 없었던 미국 대표팀의 4강 탈락은 두고두고 세계 야구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전망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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