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아이칸-스틸파트너스’ 측이 내세운 사외이사 후보 1명이 17일 열린 KT&G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특히 이들이 내세운 후보 3명이 예상보다 많은 총 48%의 득표율을 기록함에 따라 KT&G 경영권 향배는 안개에 휩싸이게 됐다.
이날 KT&G 대전 본사에서 개최된 제19기 주총에서 2명 일반 사외이사 선출을 놓고 5명 후보들에 대한 집중투표가 이루어져, 득표율에서 1위를 차지한 리흐텐슈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와 2위 안용찬 애경 대표(KT&G측 추천)가 각각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리흐텐슈타인은 8,480만 표를, 안용찬 대표는 7,474만 표를 기록했다. 나머지 후보들의 득표까지 계산하면 KT&G측 후보가 총 52%, ‘아이칸-스틸파트너스’측 후보가 48%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등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
때문에 리흐텐슈타인의 이사회 진출이 향후 자신쪽 이사들을 늘리는 ‘트로이 목마’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KT&G의 경영권 위협과 자산매각 요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당장 2주 후에 열리는 이사회에 리흐텐슈타인이 어떤 요구를 할지 주목된다.
곽영균 KT&G 사장은 주주총회가 끝난 뒤 “예상했던 결과”라며 “지금까지 잘 해왔지만 앞으로 더욱 주주들의 이익을 우선해 해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사주를 매각해 우호세력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리흐텐슈타인도 주총 후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 경영진의 조직적인 방해에도 불구, KT&G의 이사로 선임돼 기쁘다”며 “모든 권한을 이용,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자사주 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적극적인 경영참여 의사를 밝혔다.
대전=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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