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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견제 맞서… 中·러 '에너지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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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견제 맞서… 中·러 '에너지 제휴'

입력
2006.03.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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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4월 방미를 앞두고 중러 정상회담이 21일부터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다.

중러는 16일 중국이 정한 ‘러시아의 해’를 기념해 방중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의 숙원인 시베리아 송유관의 중국 연장 방안에 합의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미국은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통해 불투명한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호되게 비판, 중국이 미국의 속내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리후이(李輝)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세르게이 라조프 주중 러시아대사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시베리아로부터 태평양에 이어지는 송유관을 통해 중국에 원유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2008년 완공되는 이 송유관에서 중국쪽으로 지선을 따내 건설하면 중국은 철도로 연간 1,500만톤의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는 비용을 줄이고 수입량은 늘릴 수 있다. 중국의 최대 원유 의존국인 러시아는 중국에게 멀리해서는 안될 존재다. 양국은 중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시베리아 천연가스 개발 협력, 랴오닝(遼寧)성 핵발전소 건설에도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러 양국은 이란 및 북한 핵 문제에서도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이란을 몰아붙일 경우 이란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극단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게 양국의 생각이다. 라조프 대사는 미국의 북한 금융제재와 북한의 반발로 겉도는 6자회담에 대해 “북미가 해결 방안을 찾기를 원한다면 6자회담을 조기에 재개해야 한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중러가 이처럼 밀착하는 것은 양국 지도부의 처지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고유가 시대에 오일머니로 경제를 살려야 할 푸틴 대통령과 고도성장의 그늘을 치유하려는 후 주석 모두 안정적 실리외교를 지향할 수 밖에 없다. 반면 미중간 정서적 간격은 벌어지는 양상이다.

시장개방을 하지 않은 채 세계의 에너지 장악을 추구하는 중국의 행태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미국의 친구가 될 수 없다는 NSS보고서는 중국을 떨떠름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중국에게 우라늄을 공급하게 될 호주를 방문, 중국에 공동대응하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은 대미 무역흑자를 무마하기 위한 보잉사 여객기 구매, 티베트 반체제 인사 망명허용 등 나름의 성의는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크로퍼드 목장에서 후 주석이 부시 대통령과 돈독한 우정을 쌓을지는 미지수이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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