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토종 사모펀드(PEF)인 ‘보고 펀드’가 첫 투자로 BC카드 인수를 추진한다.
보고펀드는 최근 우리ㆍ조흥ㆍ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BC카드사의 지분 인수를 위해 이들 3개 은행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보고펀드는 1개월간 정밀실사를 한 뒤 매매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고펀드는 또 BC카드 인수 후 상장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BC카드는 우리은행(27.7%) 하나은행(16.8%) 조흥은행(14.9%) 등 11개 은행이 분산 소유하면서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각 회원 은행의 BC카드 업무를 대행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BC카드 지분 50% 이상을 인수해 최대주주로서 경영에도 참여할 계획”이라며 “BC카드의 장부가격이 2,000억원인 만큼 인수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상왕 장보고의 이름에서 따온 보고펀드는 변양호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지난해 9월 토종사모펀드를 표방하며 주도적으로 만들면서 관심을 모았다. 현재까지 모은 자금 규모는 5,110억원 정도에 달한다.
한편, 보고펀드에는 우리은행(700억원), 신한ㆍ조흥은행(각각 500억원) 등이 참여하고 있어 이번 BC 카드의 인수주체와 인수 대상이 대체로 일치하는 셈이어서 인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BC카드가 회원사 공동으로 운영돼 뚜렷한 주인이 없다 보니 적극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못한 면이 있어 인수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외환은행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하나은행이나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고펀드를 통해 BC카드에 잠겨있는 지분자산을 현금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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