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곤충에 전자 칩을 이식해 정찰용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15일 BBC방송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추진하는 ‘곤충 사이보그’는 살아 있는 곤충을 활용하기 때문에 로봇 곤충과는 다르다. 곤충 사이보그는 곤충이 변이를 통해 상처를 자체 치유하고 이물질을 신체 일부로 재인식하는 점을 활용한 기술이다.
먼저 번데기에 첨단기술이 적용된 칩을 넣으면 번데기가 성장하면서 이 칩을 몸의 한 기관으로 인식하고 주변에 다른 장기들이 형성된다. 번데기가 탈피를 하고 성충이 되면 인간은 칩을 원격 조정해 곤충을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가장 큰 기술적 난관은 칩을 작동시키는 에너지인데 곤충의 체온을 이용토록 했다.
DARPA는 잠자리나 나방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폭발물 탐지나 도청 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곤충학자들은 이런 계획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 한다.
성충이 된 곤충은 본능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이들을 조정하려면 뇌 구조부터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옥스퍼드대 자연사박물관의 조지 맥개빈 박사는 “변이과정에서 정확한 신체부분에 칩을 접합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특히 비행을 조정하기는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DARPA는 이전에도 꿀벌과 말벌을 훈련시켜 폭발물을 탐지하는 계획에 300만 달러를 투입했다. 하지만 먹이를 찾고 교미를 하려는 곤충의 본능적 행동으로 인해 결과가 신통치 않아 이 계획은 폐기됐다. 1958년 세워진 DARPA는 냉전시대 혁신적인 군사기술을 개발해온 기구로 연간 20억 달러의 예산이 책정된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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