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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딱!… 이치로 악!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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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딱!… 이치로 악! '희비'

입력
2006.03.1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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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도 실력도 한국편이었다.

0-0으로 팽팽하던 8회초. 1사후 김민재(SK)는 볼카운트 1-3에서 일본의 두 번째 투수 스기우치의 볼을 노려쳤다.

오른쪽 파울지역으로 날아간 플라이. 일본의 우익수 이치로는 펜스 너머로 손을 뻗었지만 볼은 관중석으로 살짝 넘어가 파울이 됐다.

공이 조금만 그라운드 안쪽으로 들어왔으면 쉽게 잡을 수 있던 상황. 공을 잡지 못한 이치로는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

한국으로선 이것이 행운의 시작이었다.

김민재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다음 타자는 WBC에서 좀체 타격감을 찾지 못하던 이병규(LG). 이병규는 스기우치의 초구를 노려 깨끗한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이때 한국에게 두 번째 행운이 찾아왔다.

1루 주자 김민재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뛰었으나 완벽한 아웃타이밍. 일본의 중계플레이도 정확했다. 그러나 공을 받은 일본의 3루수 이마에가 김민재를 태그하면서 공을 떨궜다.

무리한 베이스러닝으로 찬스가 날아갈 위기였지만 일본 선수들의 실수가 절묘한 시점에서 터져 나왔다. 이때 안타를 친 이병규가 재치 있게 2루까지 달려 무사 2ㆍ3루의 찬스가 한국에게 왔다.

일본은 스기우치 대신 오른손 투수 후지가와를 마운드에 올렸다.

한국의 타자는 일본 주니치에서 활약했던 이종범(기아). 일본 외야수들은 전진수비를 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외야 플라이가 나오더라도 홈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종범은 일본의 작전을 비웃듯 통렬한 적시타를 날렸다.

볼카운트 1-2에서 친 볼은 좌중간을 가르며 펜스까지 굴렀다. 평소보다 훨씬 앞으로 나와 수비했던 긴조는 공을 잡기 위해 한참을 뛰어가야 했다.

3루주자 김민재와 2루주자 이병규가 차례로 홈을 밟았고, 이종범은 3루까지 뛰다 아웃됐다. 하지만 한국 벤치의 어느 누구도 이종범을 탓할 수 없었다.

한국의 WBC 4강 진출을 확정지은 2루타. 1라운드에서 이승엽(요미우리)의 홈런으로 주저앉은 일본은 2라운드에서는 이종범의 적시타로 침몰했다.

경기 막판 2점을 뺏긴 일본이 승부를 뒤집는 것은 힘들었다. 상대가 WBC 출전국 가운데 가장 막강한 피칭을 선보이는 한국 투수였기 때문이다.

선발 박찬호(샌디에이고)의 5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은 전병두(기아) 김병현(콜로라도)의 이어 던지기는 ‘일본 킬러’ 구대성(한화)으로 이어졌다.

구대성은 9회말 일본의 니시오카에게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점홈런을 맞았지만 일본의 추격은 거기서 끝이었다. 9회말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삼성)은 아라이와 다무라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1라운드에서 3-2의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2라운드에서도 2-1의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애너하임=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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