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노사정위원회 대표자회의가 11개월 만에 열렸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합의된 사항은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되 노사정 간 충실한 협의를 거치고, 노사정위 개편안을 마련키로 하는 등 절차에 관한 원칙 정도였다. 성과가 부실한 가장 큰 원인은 민주노총의 불참에 있다. 답답한 지체가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노사정위를 공전시켜서는 안 된다. 경기 회복에는 노사 안정이 중요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구가 노사정위다. 양 노총은 지난해 노동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노사정위에 불참해 왔다.
지금은 장관이 바뀌었다. 민노총 역시 간부 비리사건에 대한 비난여론 속에 지도부가 바뀌었다. 노사정의 인적 구성에 큰 변화가 온 것이다. 장관이 바뀌자 한국노총은 노사정에 복귀했으나, 민노총은 비정규직법안 재논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를 거부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최근 창립 60주년을 맞아 자기반성과 변화를 강조했다. 경제구조가 크게 변했는데도 노동계는 이기주의와 강경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반성이었다. 미래를 생각하는 노동운동에 대한 다짐도 있었다. 신임 노동부 장관은 취임 후 두 번이나 민노총을 방문하고, 협력을 당부했다. 그러나 민노총은 4월 총파업을 예고했으며, 노사정위에도 불참했다.
당초 조직 내 온건파로 알려졌던 민노총 새 지도부의 구태의연한 행동방식이 실망스럽다. 노사정위가 4월까지 노사정위 개편안을 마련키로 한 것은, 이 위원회에서 민노총의 위치가 약해질 수 있는 개연성을 보여주는 일이다.
민노총은 노사정 간의 새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자기변화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노사정위에 빨리 복귀해야 한다. 유독 민노총으로 인해 우리 경제의 발목이 잡힐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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