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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어 애너하임서도 또 웃은 한국 "가슴이 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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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이어 애너하임서도 또 웃은 한국 "가슴이 뻥~"

입력
2006.03.1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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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온 국민의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우리나라 야구 대표팀이 일본을 다시 한번 물리친 16일, 전국이 환호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지켜보며 감격했던 그날의 감동이 다시 찾아온 듯했다.

2대 1로 이기던 9회말 투 아웃, 오승환 투수와 일본 타자 다무라 히토시의 승부가 벌어지자 서울역 대합실의 TV 앞을 메운 시민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드디어 다무라의 마지막 스윙이 허공을 가른 순간 “만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기저기서 기뻐 발을 구르는 시민들, 손가방을 내팽개치고 박수를 치는 중년 신사의 모습에서 기쁨이 넘쳤다.

야구를 통해서도 모두 얼싸안고 기뻐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을 했던 국민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야구월드컵’으로 불리는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이 보여준 활약은 충격 그 자체였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도 시민들이 발길을 멈춘 채 응원전을 펼쳤다. 광주행 버스를 타려던 박영만(45)씨는 “오후 2시30분 차로 가려고 했는데 이런 경기를 두 번 다시는 보지 못할 것 같아 미뤘다”고 말했다.

회사원들은 인터넷과 위성DMB폰 등으로 경기를 보다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상사의 눈치도 아랑곳하지 않고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올렸다.

하늘에서도 응원 열기는 이어졌다. 이날 오후 1시 제주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KE1222편의 박경호(47) 기장은 지상의 종합통제센터와의 교신을 통해 경기 내용을 받아 기내 방송으로 6회말까지 중계했다.

한편 프로야구 두산과 LG는 준결승전이 열리는 19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을, SK는 오전 11시부터 인천 문학야구장을 개방해 응원전을 펼칠 예정이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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