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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개전 3주년 종파간 내전 수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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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개전 3주년 종파간 내전 수렁으로

입력
2006.03.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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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은 20일로 개전 3주년을 맞게 되나 이라크 상황은 점점 더 돌이키기 어려운 분열과 파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3일 “평화로 가는 유일한 길은 통합”이라면서 “통합된 이라크는 여전히 도달 가능한 목표”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실상은 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이라크 내에서 인종적, 종파적 분열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는 이미 붕괴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3일 사마라에서 발생한 시아파 성지에 대한 폭탄테러 이후 이라크의 인종ㆍ종파 분열은 급속히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시아파 및 수니파, 쿠르족 사이의 분열의 조짐은 도처에서 불거져 나왔었다. 그러나 이번에 시아파가 수니파에 대해 가한 피의 보복이 악순환을 초래하면서 빚어진 참상은 미국의 종국적인 목표인 ‘이라크 통합’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아_수니파간 종파분쟁으로 14일 하루동안 바그다드 일대에서는 총격 등으로 숨져 버려진 최소 87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대부분의 시신은 처형 방식으로 살해된 남자들의 것이어서 종파분쟁의 처참한 양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아파 성지에서의 폭발사건 이후 이어진 종파분쟁으로 지금까지 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사망자 대부분은 수니파 무슬림과 성직자들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십개의 이슬람 사원이 훼손되거나 파괴됐다. 또 시아파와 수니파가 각각 자신의 우세지역에서 상대 종파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자 이를 피하려는 난민 대열도 생겨나고 있다.

내전 위기는 이라크내 3대 인종ㆍ종파의 분파주의적 행태 때문에 사실상 오래 전부터 확산 일로를 걸어 왔다. 전체인구의 15~20%를 차지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은 독자적 군사력을 보유할 정도로 자치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중앙정부의 반발을 무시한 채 외국 업체들과 독자적인 석유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전체인구의 60%로 다수파인 시아파는 유전이 밀집한 이라크 남부지역에 몰려 살면서 민병대를 통해 이슬람식 사회제도를 주민들에게 강요하고 있고 쿠르드족과 같이 시아파 자치지역을 공식화하려 하고 있다.

반면 매장된 석유도 거의 없는 척박한 이라크 중부지역에 고립된 수니파는 수니파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린 미국과 새롭게 정권을 장악한 시아파에 맞서면서 저항세력의 온상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분열적 양상이 심화하면서 일부에서는 분열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바람직하다면서 미국과 이라크 정부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피터 갈브레이스 전 크로아티아 주재 미국 대사는 “어리석게도 누구도 원치 않는 이라크 통합을 주장하기 보다는 이라크가 분할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2월 총선이후 16일 첫 개원하는 이라크 의회의 움직임 및 새로운 통일정부 구성 전망 등이 이라크에서의 내전 및 분열의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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