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잇따라 이란이 이라크전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이 14일 “이란 정부가 이라크에서의 저항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페이스 의장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럼스펠드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렇게 부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날 조지 워싱턴대 연설에서 “이란이 이라크 저항세력들에게 이라크 주둔 미군에 치명상을 안기고 있는 ‘급조 폭발물(IEDs)’을 제조하는데 사용되는 폭약과 부품들을 공급했다”고 비난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주 “이란이 자국의 혁명수비대를 이라크에 보내 이라크 저항세력의 작전을 지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때문에 페이스 의장의 ‘증거 없음’발언은 부시 대통령과 럼스펠드 장관이 구체적 근거없이 이란의 핵 문제로 야기된 미국내 위기의식을 이라크전 개입의혹으로까지 확대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여기에는 이란발 위기를 활용, 미국내 안보논의의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페이스 의장의 발언이 나오자 럼스펠드 장관은 “이라크로 침투한 이란인들이 단순한 성지순례자는 아닐 것”이라며 “급조폭발물 장비도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는 한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전의 주장이 심증에 의한 것임을 시사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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