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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구에서 배우는 신뢰·조화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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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구에서 배우는 신뢰·조화의 리더십

입력
2006.03.1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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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한국 스포츠가 연일 낭보를 전해오고 있다.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의 소나기 금메달, 세계 주니어피겨스케이팅 및 스피드 스케이팅 제패, 월드컵의 자신감을 높여준 축구대표팀의 선전, 범주는 다르지만 미국의 한국계 프로풋볼선수 하인스 워드의 MVP 등극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의 약진이 눈부시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어수선하고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스포츠가 그나마 활력소 역할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번엔 야구대표팀이 일을 냈다. 아시아 맹주임을 자부하던 일본을 제치더니, 급기야 공지의 세계 최강인 미국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을 꺾는 기적을 일궈냈다.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우리 대표팀은 이미 거둔 성적만으로도 최상의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야구대표팀의 선전은 스포츠가 주는 감성적 쾌감을 넘어 여러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리의 최대 강점으로 신뢰의 지도력이 창출해낸 인화를 꼽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실력 연봉차이 등에 관계없이 동일한 믿음과 배려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냈고, 선수들은 역할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전체를 위해 기꺼이 솔선과 희생을 떠안았다. 김인식 감독이 보여준 신뢰와 조화의 지도력은 우리 지도자들이 배우고 새겨야 할 또 하나의 전범이 됐다.

승리의 또 다른 요인은 기본기다. 미국과 일본의 장점을 우리는 두루 섭취했다. 현지 전문가는 “한국은 던지고 받고 뛰고 치는 데 흠잡을 데 없는 기본의 야구를 했다. 그 점에서 미국보다 나았다”고 평했다. 우월감에 취해 미국야구가 잃어버린 ‘기본’을 한국이 실천하고 있었다는 반성이었다. 야구에만 해당하는 지적은 아니다.

힘들고 어지러운 우리의 현 상황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기본과 정도를 지키는 것임을 새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스포츠는 현실문제를 회피케 하는 마약이란 비판도 받지만 그래도 스포츠에서 얻는 교훈은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 야구팀을 자랑스러워하며 앞으로도 선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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