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최근 고건 전 총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대권욕심만 있는 무임 승차론자’로 낙인 찍는 등 비판이 거세다. 이는 5ㆍ31 지방선거 연대방안 모색을 위한 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고 전 총리의 12일 회동이 사실상 결렬된 것과 무관치 않다. 우리당이 최소한 이번 지방선거에선 고 전 총리를 우군으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초선 의원 27명은 15일 성명을 발표, “고건씨가 국가발전의 중차대한 계기가 될 지방선거에 방관자가 되겠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대권 욕에만 천착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연대도 통합도 있을 수 없고 무임승차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재선인 송영길 의원은 14일 평화방송에 출연, “자신은 밖에서 고고한 척하지만 정치판에 들어오면 모두가 똑같다”며 ‘지금의 정치시스템이 고장 났다’는 고 전 총리의 발언을 겨냥했다.
성명을 낸 소장파 의원들 가운데는 정동영계는 물론 김근태계 의원들이 적지 않아 고 전 총리 공격에 지도부 의중이 실린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명을 주도한 최재성 의원은 “함께 할 수도, 갈라설 수도 있는 정치 인사이기에 잘못된 부분은 자유롭게 비판해야 겠다는 생각에서 고 전총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지도부의 뜻과는 별개”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정 의장과 고 전 총리와의 회동 전에는 고 전 총리를 ‘미래ㆍ개혁ㆍ평화세력의 동반자’ 등으로 치켜세우던 이들이 돌연 공세에 나선 것은 속 보이는 처신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고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지방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만 밝혔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황당해서 대응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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