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수 20명도 안되는 업체가 5인 이상 전체 제조업체의 76%를 차지할 정도로 중소기업의 영세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이 극소수 대기업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나머지 중소기업들은 더욱 열악해지는 양극화 현상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31%에 불과할 정도까지 떨어졌다.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동석 연구위원이 발표한 ‘제조업의 양극화와 중소기업의 영세화 실태에 관한 실증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수 20인 미만 영세업체수가 종업원수 5인 이상 제조업체 중 차지하는 비율이 1980년 59.6%에서 2003년 75.9%로 증가했다.
1990년대 초까지 60%대를 유지하다 최근 10여년간 급속히 영세화 한 것이다. 이에 반해 종업원수가 300인 이상인 대기업수는 80년 제조업체 중 3.3%를 차지했지만, 2003년에는 0.6%로 떨어졌다.
고급인력이 극소수 대기업에 몰리면서 중소기업들의 노동생산성(1인 근로자가 한해 생산하는 부가가치 총액)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KDI 김주훈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중소기업의 구조조정과 혁신능력의 제고’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300인 이상)의 31.4%에 불과했다.
90년 50%를 차지하던 것이 급락한 것.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미국 58.3%, 일본 53.2%, 독일 63.1%, 이탈리아 65.2%로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외국과 비교해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착실히 성장해 대형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도 거의 ‘꿈’에 가까웠다. 93년에 중소기업에 속했던 5만6,472개 업체 중 2003년까지 생존한 업체는 1만4,315개로 생존율이 25.3%였다. 또 이들 가운데 3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중소기업은 75개(0.13%), 5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기업체는 8개(0.01%)에 머물렀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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