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의 박용만 전 부회장이 15일 ㈜두산 사내이사 후보에서 전격 사퇴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날 “창업주 고 박두병 회장의 5남인 박 전 부회장이 ㈜두산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됐지만, 시민단체 등의 비판 여론이 많아 물러났다”며 “그는 ㈜두산 대표이사직도 물러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전 부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및 두산중공업 부회장 직만 갖게 됐다.
박 전 부회장이 주주총회(17일)를 이틀 앞두고 물러난 것은 더 이상의 여론 악화를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7일 성명을 통해 “박 전 부회장의 ㈜두산 이사후보 추천은 두산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기만 행위임을 증명한 것”이라며 “주총에 출석, 박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을 반대할 방침”이라고 선언했었다.
박 전 부회장은 주총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로 참여연대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형제의 난’으로 실추된 그룹 이미지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판단, 심적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측은 모든 계열사가 이미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3년내 지주회사 전환을 목표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 로드맵은 비상경영위원회에서 챙기고 있어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외부의 비판적 시선보다는 회사를 추스르는 게 더 급하다”며 그룹의 글로벌화 전략과 인재채용 등을 지휘해온 박 부회장의 퇴진은 어떤 형태로든 적지 않은 공백으로 남을 전망이다.
참여연대는 박 전 부회장의 사퇴에 환영의사를 나타내며 주총 불참의사를 보였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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