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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최강美 꺾었다/ 지키는 야구… 투수력·수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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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최강美 꺾었다/ 지키는 야구… 투수력·수비 빛났다

입력
2006.03.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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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던지고, 잘 치고, 잘 막았다. 한국 야구를 마이너리그 더블A 수준이라고 폄하했던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유쾌, 상쾌, 통쾌’한 승리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수천만 달러의 몸값을 자랑하는 최고 메이저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미국 드림팀을 완파하리라곤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한국 대표팀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전서부터 시작된 연승 행진의 기세를 몰아 결국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 파죽지세로 5연승을 올린 한국 대표팀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 역대 최고의 탄탄한 팀워크

대표팀의 주포 이승엽(요미우리)은 13일 멕시코전에서 승리한 뒤 “미국은 최강의 팀이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면서도 “분명 우리 팀의 실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집중력이나 선수들간 호흡은 더 낫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의 말대로 한국 대표팀은 지난 달 19일 일본 후쿠오카 전지 훈련서부터 20일 넘게 손발을 맞춰왔다. 부상 등을 우려해 불참을 선언한 일부 국내 선수들과 달리 박찬호(샌디에고 파드리스), 이승엽, 서재응(LA다저스) 김병현 김선우(콜로라도 로키스) 등 해외파 선수들이 국가의 부름에 기꺼이 응한 것도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 군 면제 혜택에 대한 기대는 병역 미필 선수들(11명)에게 큰 자극이 됐다.

● ‘지키는 야구’가 원동력 됐다

WBC 한국 대표팀은 아시아 예선전서부터 본선 두 번째 경기인 14일 미국전까지 5연승을 거두며 팀 방어율 1.40(45이닝 7자책점)의 환상적인 피칭 내용을 과시했다. 미국 일본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등 WBC 본선에 오른 쟁쟁한 국가들을 제치고 당당히 팀 방어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대표팀이 멕시코 미국 등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강팀들을 잇따라 격파한 것은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해외파 투수들의 힘이 가장 컸다.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통산 106승을 거둔 베테랑 박찬호는 마무리로 변신, 3세이브를 거두는 놀라운 활약을 펼쳐보였다. 서재응 김병현 김선우 봉중근(신시내티 레즈) 등도 선발과 구원 투수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냈다.

또 대표팀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6개 참가국 중 유일하게 수비 실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않았다. 한국은 미국전에서도 고비마다 박진만(삼성ㆍ유격수)-김민재(SKㆍ2루수) ‘키스톤 콤비’(Keystoneㆍ유격수와 2루수)가 보여준 눈부신 호수비로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미국은 이날 3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 드림팀으로 구성된 코칭스태프

명실상부한 최강의 드림팀으로 구성된 선수단 못지 않게 김인식 감독(한화), 선동열 투수코치(삼성 감독), 김재박 타격코치(현대 감독), 조범현 배터리 코치(SK 감독) 등 코칭스태프도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덕장’ 김인식 감독은 뇌경색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현역 시절 최고의 투수로 군림했던 선동열 코치는 김 감독과 손발을 맞추며 절묘한 마운드 운용을 이끌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인정 받고 있는 김재박, 조범현 코치도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기술 지도를 하며 김 감독을 보좌했다.

애너하임=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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