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해 빈부 격차가 좁혀졌으나 이는 소득의 하향평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신호(13일자)에서 “가난한 20%보다는 부유한 20%에서 수입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30여년간 미국 경제의 조류를 이룬 양극화가 완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대학졸업자 등 고소득 계층의 일자리가 해외로 아웃소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 센서스국에 따르면 2004년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가계의 수입은 8만 8,029달러로 전년도(8만 9,202달러)보다 줄어든 반면, 하위 20%는 1만 8,467달러에서 1만 8,500달러로 늘었다. 평균 가계소득도 2000년 6만 2,671달러를 기록한 이래 해마다 감소, 2004년에는 6만 528달러까지 떨어졌다.
빈부 갈등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해온 양극화 현상이 누그러진 것 같지만 희소식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미국 국민이 가난해지는 탓이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 고도의 기술을 갖춘 고소득 계층의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고 있어 위기감이 높다.
미국에선 1960년대까지는 고교 졸업자들도 노조의 보호를 받으며 중산층 이상의 봉급을 받았으나 70년대 정보기반 경제로 진입하며 대졸자와 고졸자의 소득 격차가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의 노동시장에서 교육과 기술의 프리미엄은 예전만하지 못하다. 2004년 미국에서 대졸자의 연봉은 2000년과 비교해 5.2% 떨어진 반면 고졸자는 1.6% 올랐다.
잡지는 대졸과 고졸의 소득 격차가 감소한 이유를 세계화 때문으로 분석했다. 예전에는 주로 미숙련 일자리들이 해외로 아웃소싱됐으나 지금은 연구 공학 회계 등의 고학력ㆍ중산 계층의 일자리들이 인도나 중국 등 저임금 국가로 빠져나가고 있다. 저학력 노동자들은 아웃소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직장에서 소득수준을 유지하지만 중산층은 일자리 유지에 급급한 나머지 고임금을 고수할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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