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호텔에서 용태영 KBS 두바이 특파원과 카메라 기자 등 한국인 2명이 납치당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스라엘 한국 대사관은 정확한 경위 파악에 나섰다.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무장한 팔레스타인인들이 호텔에 난입, 2명의 한국인 기자와 프랑스 여기자 1명 그리고 팔레스타인 기술자 1명을 납치했다. 팔레스타인인은 곧바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 “경찰이 납치범들과 총격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납치범 1명을 체포하고 또 다른 1명은 부상했다”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인민해방전선(PFLP) 조직원들이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은 또 “한국, 영국, 프랑스, 독일 출신 사람들이 현지 보안 당국 사무실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이스라엘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가자지구에는 한국인 교민이 없으며 최근에는 주로 취재를 나온 기자들이 오가고 있을 뿐”이라며 “그러나 2004년 이라크에서 납치당했던 고 김선일씨 때처럼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20여 명이 납치됐지만 모두 무사히 풀려났었다”며 “향후 협상을 통해 풀려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날 납치는 이스라엘 군이 2001년 이스라엘 레하밤 지비 전 관광장관 살해 혐의로 수감 중인 PFLP 지도자 마흐메드 사다트를 잡겠다며 서안지구 휴양도시 예리코 수용소를 기습 공격한 직후 일어났다. PFLP는 “만약 사다트를 해친다면 외국인을 납치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이날 공격은 당초 수용소 경비를 맡고 있던 영국군이 철수하자마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나 국민들은 “영국, 미국과 이스라엘이 사전에 계획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성난 팔레스타인 군중들은 가자 지구 내 영국 문화원과 영국 의회 건물에 난입, 불을 지르고 유리창을 부수기도 했다. 호주인 교사 2명, 미국인 교수 1명, 국제 적십자사 직원 1명 등도 납치당했고 유엔 차량이 무장 단체의 공격으로 전소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