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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영남제분 결론' 우울한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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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영남제분 결론' 우울한 증시

입력
2006.03.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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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개미만 봉이란 말입니까.”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해 영남제분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데 대해 증시 안팎의 들끓는 소리다.

영남제분이 지난해 교직원공제회의 대량 매집 속에서 호재성 공시를 잇달아 낸 뒤 몰래 자사주를 팔아 거액을 챙겼는데도 거래소측은 시세조종 혐의로 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유는 교직원공제회의 영남제분 주가 매집이 주가 상승에 크게 기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남제분의 주가 띄우기는 다른 방식이었다. 교직원공제회가 이미 저가에 주식을 대량을 매집한 뒤 영남제분은 ‘외자유치 검토’ ‘바이오사업 진출’ ‘동물약품사업진출 검토’ 등의 호재성 공시를 잇따라 내며 주가를 올렸다.

문제는 이 호재성 공시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외자 유치는 무산됐고 지난해 11월에 공시한 ‘동물약품 사업진출 검토’에 대해서 현재까지 아무 말이 없다. 당시 유행하던 ‘조류독감 테마주’에 편승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이 공시 얼마 뒤 교직원공제회가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팔았고, 영남제분도 자사주를 매각했다. 호재성 공시 뒤 개미에게 물량을 터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얘기다.

하지만, 거래소측은 공시 내용을 확인할 조사 권한이 없고 금융감독원이 조사하더라도 공시 내용의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코스닥 업체 상당수도 ‘외자유치 검토’ ‘ㅇㅇ 사업 진출 검토’ 등으로 주가를 올리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기관과 업체가 짜고 치며 사기성 짙은 공시를 통해 개미를 털어먹는 판이 비일비재한데도 관계 당국은 할 일이 없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업체와 기관에다 관계당국까지 3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한국 증시의 우울한 현 주소를 보고 있는 셈이다.

송용창 경제산업부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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