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이해찬 총리가 골프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데 대해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15일 이 총리로부터 지방선거에 출마할 이재용 환경부장관 후임을 제청 받은 뒤 사표를 정식으로 수리하고 후임 총리를 지명할 예정이다.
새 총리가 지명될 때까지는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총리직무를 대행하게 된다. 이로써 이 총리는 2004년 6월30일 임명된 지 1년 8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전달 받고 “당의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은 검찰에 고발된 사안이므로 조사 결과를 보고 결정해야 하지만 여러 정치적 상황을 볼 때 원칙을 견지하기가 어렵다”면서 배석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관계기관이 이번 의혹을 철저히 밝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노 대통령을 면담, “부주의한 처신으로 누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즉답을 하지 않았으나 이날 오후 이병완 실장의 종합보고에 이어 정 의장과 면담을 한 후 사표 수리 입장을 밝혔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후임 환경부장관 제청 문제가 마무리된 뒤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며 “청와대 민정수석실 보고에는 3ㆍ1절 골프가 신중치 못했으나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정황이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사표 수리 입장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했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은 “늦었지만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야4당은 15일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골프 파문에 대한 국정조사 방안 등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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