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하게 절도범으로 몰린 시민이 진범이 잡힌 이후로도 7개월 가까이 형사재판을 받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인근지역 경찰서간 기본적인 정보교류조차 안돼 일어났다.
경남 마산시 자산동에 사는 김모(37)씨는 지난해 2월 12일 새벽 자신이 운영하는 호프집 맞은편 옷가게에 도둑이 들어 현금 680만원을 훔친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마산 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과 검찰은 당시 옷가게 유리문 안쪽에 김씨의 지문이 있고, 거짓말탐지기에서 거짓말 반응이 나타난 점을 근거로 지난해 7월 김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김씨는 “절도사건 전 옷가게 건물 5층 PC방에 가는 과정에서 지문이 생긴 것 같다”고 무죄를 주장하며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정식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옷가게 관리인 김모(46)씨가 “진범이 이미 잡힌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 상황이 반전됐다.
확인결과 진주경찰서가 지난해 8월 이 절도사건의 진범인 또 다른 김모(24)씨를 붙잡아 현장확인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현재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월이 확정돼 복역중인 상태다.
이에 따라 담당재판부는 오는 16일 공판에서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거나 공소기각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경남 경찰청 관계자는 “미제사건까지 합치면 절도사건이 경찰서마다 산적해 있는 상태에서 경찰서간에 (진범이 잡혔는지 등을) 서로 확인하기가 사실상 힘들다”고 해명했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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