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이승엽(30ㆍ요미우리)의 홈런포가 아시아를 넘어 ‘야구의 종가’미국마저 초토화시켰다.
이승엽은 14일(한국시간) 미국전 1회 2사에서 지난해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다승왕(22승)인 미국 선발 돈트웰 윌리스(플로리다)로부터 우중월 1점 홈런을 뽑아냈다.
4일 중국전, 5일 일본전, 13일 멕시코전에 이어 이번 WBC 대회 4경기 연속 홈런포로, 이승엽은 이날까지 홈런 5개를 기록해 애드리안 벨트레(도미니카공화국)를 1개차로 따돌리며 홈런 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이승엽이 1회 홈런에 이어 4회 2사 2루에서 고의 4구를 고르자 WBC 인터넷 홈페이지(www.worldbaseballclassic.com)는 곧바로 메인 화면에 이승엽의 홈런 장면 사진과 함께 ‘라이언킹, 무패 한국팀을 위해 다시 포효하다’(Lion king roars again for unbeaten Koreans)라는 제목의 긴급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이승엽이 WBC에서 사냥감을 쫓을 수 있다는 것을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라이언킹은 윌리스로부터 대회 5호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한국의 리드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승엽은 2003년 5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오 사다하루(王貞治ㆍ현 일본대표팀 감독) 등이 갖고 있던 한 시즌 아시아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뒤 2004년 일본으로 진출했다. 일본 진출 첫해 부진했지만 지난해 30홈런을 치며 부활했다.
지난해 연말 이승엽은 국내 복귀를 고려하다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 야구의 심장’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이승엽은 휴가도 반납한 채 지난 1월 대구에서 훈련에 전념했다. 팀 스프링캠프부터 강한 인상을 심어주고, 나아가 올 시즌이 끝난 뒤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모습이었다.
이승엽은 지난 3~5일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전에서‘아시아 홈런왕’다운 위력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아시아 예선전이 열린 도쿄 돔에는 토미 라소다 LA 다저스 사장, 샌디 앨더슨 샌디에이고 사장 등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상주하며 예비 빅리거들에게 눈독을 들였다.
이승엽은 4일 중국전에서 홈런 두 방을 쏜 데 이어 5일 일본과의 아시아 라운드 결승전에서도 역전 투런포를 터뜨려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13일 미국 본토에서 가진 멕시코전에서의 결승 투런포, 14일 미국전에서 작렬시킨 솔로 홈런을 통해 이승엽은 일찌감치 빅리거 자리를 예약했다.
이승엽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나선 미국을 이겨 기분이 너무 좋다. 한국 야구 전체의 큰 기쁨이다. 16일 일본전에서 패해 동률이 됐을 경우 최소 실점을 따져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 만큼 4강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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