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등 야4당은 14일 이해찬 총리의 사의표명에 일제히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신속한 사표수리를 촉구했다. 야4당은 이 총리의 사퇴를 기정사실화 한 뒤 “후임은 비 정치적인 민생형 총리가 돼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의 사의표명과는 별도로 3ㆍ1절 골프 파문의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사의표명은 상식적인 판단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이지만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진상조사를 벌여 불법사실이 드러나면 이 총리의 의원직 사퇴도 요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 일환으로 장윤석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골프로비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유보입장을 보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국민감정을 생각치 않는 오만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이 아예 탈당이나 거국내각 구성 등 지방선거 판세를 흔드는 특단의 카드를 내놓지 않을까 경계하는 흐름도 있었다.
노 대통령이 사퇴결정을 미루면서 다른 정치적 카드를 불쑥 내미는 식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국민적 지탄을 받는 문제를 다른 꼼수를 통해 풀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민노당, 국민중심당 등도 각각 논평을 내고 “만시지탄이지만 사의표명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도 노 대통령의 다음 수순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보였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탈당 및 거국 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했고, 민노당은 민생형 총리 임명을, 국민중심당은 이 총리에 대한 검찰수사 및 법적책임을 주문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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