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창군 57주년을 앞둔 중국 해군의 군사력 증강을 보는 주변국들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다. 대만해협 유사사태 발생이라는 전제 하에 추진돼온 중국 해군력 증강은 향후 미 태평양 함대를 위협할 것이라는 보고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 군부가 9일 이례적으로 자체 기술로 항공모함을 건조 중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은 전체 해군력 증강 계획에서 보면 빙산의 일각이다. 미국 헤리티지 재단과 제임스타운 재단은 2025년 이후 중국 해군력이 미 서부 해안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 해군력 증강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잠수함 전력이다. 잠수함 현대화 계획을 수립, 추진해온 장딩파(張定發)가 2004년 해군사령관에 취임한 이래 이 분야의 성장은 눈부시다.
중국 해군은 8척의 킬로급 러시아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이며, 이 달 중 1척을 건네받는다. 또 송(宋)급 디젤 재래식 잠수함과 전자전 시스템을 갖춘 위안(元)급 잠수함도 건조중이다. 위안급 잠수함은 대공 방어시스템을 갖추고 30일 간 잠수 작전이 가능하다. 이들 잠수함들은 소음이 거의 없어 미국의 대잠 방어망을 쉽게 뚫을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신형 잠수함들은 200노트의 속도를 자랑하는 가공의 러시아제 SKVAL 어뢰를 장착 중이며, 킬로급 잠수함 일부는 러시아제 노바토 3M_54E 3단 대함 크루즈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이 건조중인 잠수함에는 핵공격과 핵 미사일 발사 장비가 장착된다.
앞서 중국 해군은 2004년에 052C급 구축함 2척, 051B급 구축함 1척을 보강했고, 2003년에는 052B급 구축함 2척, 054급 프리깃함 2척을 진수시켰다.
해군력 신장의 배경
과거 시끄럽고 낡은 함대라는 중국 해군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대신 첨단 해군이라는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다. 이미 취역한 052C급 구축함들은 중국이 최초로 이지스 시스템을 채용한 첨단 전함들이다. 또 중국이 자체 개발한 미사일 수직 발사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대공 방어에도 뛰어나다.
해군력 증강은 대만해협 유사상황을 가정해 추진돼 왔다. 군사 전문가들은 대만 해협 분쟁 발발시 중국 해군은 막강한 미국 공군력으로 인해 공중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전제 하에 전력 극대화를 꾀했다고 분석했다. 대공 억지력에 초점을 맞춘 052C급 구축함의 증강과 잠수함 전력의 극대화도 이런 맥락이다.
존 카시크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 국방부는 원종런(溫宗仁) 군사과학원 정치위원이 ‘중국은 미국의 대양봉쇄를 뚫고 대양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5년까지 중국 잠수함들은 미국보다 5배나 많을 것이며, 미 서부해안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 여름 미군은 베트남전 이후 처음으로 태평양 군사훈련에 대서양에 머물고 있는 항모를 훈련에 참가시킬 계획이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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