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온라인 게임 ‘리니지’ 서비스업체 엔씨소프트가 이용자들의 명의도용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한 사실을 확인, 형법상 방조 혐의 적용을 검토중이라고 13일 밝혔다.
리니지 명의도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리니지 신규 가입은 지난해 9월까지는 월 8만∼12만 이었지만 중국 이용자들이 대거 가입한 지난해 10월 이후 월 17만∼51만 명으로 3배 정도 급증했다”며 “엔씨소프트가 명의도용에 대해 지속적인 항의를 받았고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명의도용 사례가 급증한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전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에는 경찰청이 한 인터넷주소(IP)에서 대량으로 계정을 생산하는 방법으로 5만8,000건의 명의도용을 했다는 내용을 엔씨소프트에 통보했지만 엔씨소프트는 이를 방지하는 기술이 있는데도 방치했다고 경찰청 관계자는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10월∼지난달 14일 리니지의 신규가입 계정에 대한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98만∼122만 명이 명의를 도용 당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한편 경찰이 리니지 게임 아이템거래가 확인된 중국 거래업자의 유료계정 17만5,000개를 폐쇄하라고 엔씨소프트에 요청함에 따라 ‘제2의 봉호(封戶) 사태’가 우려된다. 봉호사태란 지난해 9월5일 게임에선 금지된 아이템 거래를 한 중국 내 계정 12만개를 경찰의 통보로 엔씨소프트가 봉쇄하자 중국인 아이템 거래업자가 주중 한국대사관과 업체에 항의 협박하고 시위까지 한 사건이다.
현재 중국엔 한국 내 브로커를 통해 리니지 게임의 아이템을 직업적으로 거래해 돈을 버는 전문업자가 3만∼5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규모 명의도용도 중국업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찰의 추정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