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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자회담 앞길에 짙게 낀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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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자회담 앞길에 짙게 낀 황사

입력
2006.03.16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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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폐문제와 6자회담 재개 전망과 관련해 어둡고 우울한 뉴스들뿐이다. 북한 위폐문제를 논의했던 북미 뉴욕 접촉도 기대와 달리 돌파구 마련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북한의 ‘비상설 금융협의체 구성’ 제의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던 미국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거꾸로 북한이 응하기 어려운 아태 자금세탁방지기구(APG) 가입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상황은 더욱 꼬이는 형국이다. 북미가 어렵게 만들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아쉽고 유감스러운 일이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중재 노력을 기울여 온 중국측도 비관적 분위기라고 한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 천영우 외교정책실장은 “중국측은 6자회담의 앞길에 황사가 끼여 있다고 표현한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일본은 납치자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대북 우편송금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와는 직접 관련은 없지만 6자회담 앞길에 낀 황사를 더욱 짙게 할 것은 분명하다.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대북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은 방코델타아시아(BDA)를 통한 대북 금융제재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엊그제 미 행정부가 BDA 파급효과에 만족하면서 북한을 옥죄는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최근 “미국은 징계보다는 예방과 차단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고 했지만, 워싱턴의 기류는 이 장관의 이 같은 기대 섞인 분석을 민망하게 만들고 있다.

미 행정부가 추가적인 대북 제재조치를 취한다면 북한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곧바로 항복을 선언하고 나오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다. 미국 조야에서 일련의 대북 제재의 궁극적 효과에 대해 회의와 우려를 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미국도 6자회담 앞길에 낀 황사의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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