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 발발 40년을 맞는 올해 중국에서 문화대혁명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한 박물관 건립이 논의되고 있다.
중국 과학자와 문필가 40명은 12일 격동의 문화대혁명을 기리고 당시 인민들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박물관을 세우자는 의견을 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에 제출했다.
과거 중국 문학계의 거두인 바진(巴金)이 같은 의견을 밝혔지만 정협 위원들이 이런 견해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문화대혁명 발발 40년이 흐른 지금 대다수 중국인들은 문화대혁명의 실상을 모른다”며 “문화대혁명이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방면에 준 재앙은 어떠한 전쟁보다 심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은 2차 대전에 관해 통렬히 반성해 세계의 존중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본이 아닌 독일의 교훈을 참고해 문화대혁명 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건립의견을 제출한 소설가 양쾅만은 “박물관 건립에 대한 정협위원들의 반응은 따스했다”고 전했다. 상당수 정협위원들은 문화대혁명 당시 하방(下放) 등의 고초를 겪었다.
중국에서 문화대혁명 실상 공개는 1980년대 중반까지 금지돼왔고, 이후 소설가와 예술계 인사들은 개별적으로 문화대혁명의 참상을 표현해왔다.
문화대혁명을 주도한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을 국부로 삼고 있는 중국 정부는 이 박물관 건립과 마오의 위상간의 관계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1950년대 인민공사 추진 등의 실정으로 1960년대 초반 실각한 마오 전 주석은 1966년 대중운동 즉 문화대혁명을 통해 정권을 다시 쥐게 된다. 문화대혁명은 76년까지 10년간 지속됐고, 마오 사후 중국 공산당은 문화대혁명을 ‘극좌파적 오류’ 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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