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친 13일 시민들은 술렁거렸다. 춘삼월의 한가운데서 맞은 추위도 추위지만 황사가 낀 하늘에서 눈발까지 날린 탓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흙눈’이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추위와 눈, 황사가 동시에 한반도를 찾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그렇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중간에 꽃샘추위와 황사가 겹쳤다고 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원 대관령의 기온이 영하 14.5도까지 떨어지는 등 겨울 못지않은 한파가 찾아왔다. 우리나라 상공에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머물러 있는 데다 시베리아 부근에서 찬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북서풍의 찬 기류가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차가운 기류가 한반도와 부딪히면서 서울, 경기, 충청, 호남 서해안, 강원 영서, 영남 서부내륙, 제주에는 1㎝ 내외의 눈이 내렸다. 기상청은 14일까지 제주 산간지역과 울릉도 독도에는 1∼5㎝의 눈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기상청은 오전 8시를 기해 서해 5도에 황사주의보를 발효한 데 이어 오후 4시 서울 경기지역으로까지 이를 확대했다. 황사주의보는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500㎍/㎥ 이상일 때 발효된다. 이번 황사는 내몽골 동부지역에서 발생한 황사가 북서기류를 타고 남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한 것으로 이날 밤을 고비로 점차 약해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황사 농도가 낮았기 때문에 ‘흙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체인 눈과 흙이 섞이는 것은 액체인 비와 흙이 혼합되는 것보다 결합력이 약해 ‘흙눈’의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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