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3ㆍ1절 골프 모임 당시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이 자가용 3대를 동원해 공항 영접에서부터 골프장 이동, 라운딩, 장모 병문안, 공항 전송에 이르기까지 하루종일 이 총리를 에스코트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김해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류 회장은 이날 오전 8시쯤 공항 의전주차장에 고급 승용차 3대를 대기시켜 놓은 뒤 의전실에서 이 총리와 부인, 이기우 교육부 차관 등 일행 9명을 만났다. 이 관계자는 “2월 28일 총리실로부터 ‘비공식 방문이므로 경호는 필요 없다’는 연락을 받고 의전만 했으며, 류 회장이 준비해 놓은 차량으로 총리 일행을 모시고 떠났다”고 전했다.
당시 류 회장은 자신의 차량 뒷좌석에 이 총리와 함께 앉았고, 앞 좌석에는 이 차관이 탔다. 총리 수행원들은 다른 승용차로 이 총리가 탄 차량을 경호하며 기장군의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으로 향했다. 나머지 1대는 이 총리 부인을 태우고 동래구의 이 총리 처가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류 회장은 골프가 끝난 뒤 이 차관과 함께 이 총리가 장모를 병문안 하는 데에도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장모가 사는 동래구 W아파트 관계자는 “오후 5시 30분쯤 총리 일행이 탄 검은색 차량 2대가 도착해 앞차 뒷좌석에서 총리와 한 사람이 같이 내렸으나 이 사람이 누구인지, 처가에 함께 갔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이 총리가 부산을 떠날 때에도 함께 있었다. 공항 관계자는 “오후 7시40분쯤 류 회장과 이 차관이 승용차를 타고 먼저 공항에 도착한 뒤 부인과 함께 도착한 이 총리와 공항 의전실에서 잠시 얘기를 나눈 뒤 서울로 떠났다”고 말했다.
류 회장이 이날 하루종일 이 총리 곁에 있었던 사실은 “두 사람이 10년 이상 두터운 친분(본보 9일자 1면)”임을 뒷받침한다. 골프 모임 참가자들이 파문 초기 류 회장의 참석 사실을 애써 숨기려 한 것도 이런 까닭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류 회장이 이 총리와 함께 하는 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등 자신의 현재 처지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나올 만한 정황이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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