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588’ 등 서울의 전통적 성매매집결지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13일 동대문구 답십리길~롯데백화점 청량리점 226㎙ 도로의 폭을 확장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을 조만간 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매매 업소가 밀집해 있는 이 도로는 현재 폭 8㎙의 편도 1차로를 폭 32㎙의 왕복 4차로로 확장할 경우 수 십 개 업소가 도로에 편입된다.
도로 확장은 이 달 말 착공되는 청량리 민자역사와의 교통망을 연계하기 위한 것으로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 개발사업의 일환이다. 시는 2003년 성매매집결지를 포함한 이 일대 10만 8,000여 평을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하고 동북권의 생활ㆍ문화 거점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르면 ‘청량리588’지역에 고층 호텔과 오피스텔이 들어서고 대형 광장과 쇼핑몰로 탈바꿈한다. 이곳에는 현재 왕산로에 위치한 성바오로 병원도 옮겨오고 실버타운과 의료상가 등이 들어서 ‘헬스산업’의 거점으로 조성된다.
동대문구는 “지난달 중순 해당지역의 물건조사를 마쳤으며 시의 인가가 나면 6월말께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는 올해 말까지 도로에 수용될 사유지에 대한 보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3월께 공사에 착공, 12월 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당 지역 업주들은 “업소당 1억여원의 권리금을 돌려 받을 길이 없다”며 도로확장 추진 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이번 도로 확장에 포함되는 면적은 5,300여 평으로 성매매집결지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절반 가량의 업소가 이미 문을 닫은 상황이라 업주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 속칭 ‘미아리 텍사스’지역이 포함된 길음ㆍ월곡 균형발전촉진지구의 재개발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시는 월곡1지역을 연내 착공 계획인 2차 뉴타운ㆍ균형발전촉진지구 전략사업구역 23곳에 포함시켰으며 상반기 중 조합설립 인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는 용산역 부근 성매매집결지도 지난 1월 도심 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천호동 성매매집결지도 천호뉴타운에 포함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현재 재개발조합설립을 추진 중이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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