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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임동원 원장님 죄송합니다" 고개숙인 김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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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임동원 원장님 죄송합니다" 고개숙인 김은성

입력
2006.03.16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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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죄송합니다.”

김은성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13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건, 임동원 전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과거 자신의 상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 전 2차장은 신씨와 임씨가 원장으로 재직할 때 국내 담당 2차장을 지냈으며 국정원의 광범위한 불법감청 사실에 대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상세하게 자백해 신씨와 임씨가 기소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씨 자신도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심에 계류 중이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장성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김씨에게 “국정원 내 실무진과 국ㆍ차장이 모두 알고 있는 불법감청 사실을 원장들도 당연히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신씨와 임씨는 재판 과정에서 불법감청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김씨는 잠시 침묵한 뒤 자신의 왼편 뒷자리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신씨와 임씨를 돌아봤다. 그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원장님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 뒤 검사를 향해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고 말했다.

김씨는 “(도청 사실에 대해) 지휘부에 책임이 있다” “국정원 내 정보 차단의 원칙은 원장에게 해당되지 않는다”며 신씨와 임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이어갔다.

김씨는 두 전 원장의 업무파악 능력이 어땠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가장 뛰어난 원장님들에 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추켜 올리기도 했다. 김씨는 재판이 잠시 쉬는 동안 두 원장 앞에서 다시 한 번 사과했고, 임씨는 김씨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검찰 신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둔 딸에 대한 불법감청 사실을 시인했다. 김씨는 모녀 관계인 2명에 대해 1년여 동안 불법감청을 했고 그 인물의 언니와 모 성당 신부와의 대화 도중 충격적인 내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장의 제지로 더 이상 자세한 진술은 하지 못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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