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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KBS특파원 하루만에 무사귀환/“이스라엘 압박하려 납치했다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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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랍 KBS특파원 하루만에 무사귀환/“이스라엘 압박하려 납치했다고 말해”

입력
200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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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용태영 KBS 두바이 특파원은 15일납치된 지 정확히 하루 만에 자유의 몸으로 돌아왔다. 억류돼 있는 동안 자주 이동하고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한 듯 했으나 건강한 모습이었다. 용특파원은 가자시티로 돌아온 뒤“가자지구는 그렇게 위험하지 않았는데 상황이 돌변했다”며“본의 아니게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용특파원은“나를 납치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이스라엘에 압력을 넣기위해 납치밖에 달리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피랍 이유를 설명하며“그들은 한국에 유감은 없다며 거듭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용 특파원은 팔레스타인 집권세력으로 부상한 무장단체 하마스를 심층취재하기 위해 14일 가자지구에 들어갔다가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 산하‘체 게바라 여단’에 납치됐다. 용 특파원은 석방 직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한국대사관으로 향했다.

납치 무장세력이 예상보다 빨리 용 특파원 등 외국인 인질 4명을 전격석방한 것은 국내외 악화한 여론과 정치적 압력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현지 적신월사가 석방을 압박했다. 국제여론도 PFLP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고, 유럽연합(EU)은 서방인 납치 등이 계속되면 EU의 팔레스타인 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했다.PFLP가 외국인을 납치한 목적은 용 특파원에게 밝혔듯이 외부 선전용으로 보인다. 인질 살해가 빈번한 이라크 무장단체와 다른 점이다. 예리코 교도소를 기습해 PFLP 지도자 아흐메드 사다트 신병을 인수한 이스라엘

에대한 항의를 세계에 알리려 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14일 납치한 외국인은 11명. PFLP는 곧7명을 풀어주고, 만하루만에 나머지 4명도 석방했다. 인질 가운데 언론인을 마지막까지 억류하고, 일부 외신의 동행취재와 인질 인터뷰를 허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호단체 직원인 캐나다인 1명을 제외하면 용 특파원과 잡지 엘르, SIPA

통신 소속 프랑스 기자들로 모두 언론인이다. 인질 억류 이후에도 PFLP는

인질이나 해당 국가를 표적으로 삼고 있지 않다는 내심을 드러냈다. 용 특파원을 비롯한 외국 언론인 3명은 호텔에서 나와 억류 장소인 가자지구남부 칸 유니스로 이동할 때도 겁먹은 표정은 아니었다. 이 과정을 취재한AFP 사진을 보 면강압적 분위기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혼란, 특히 외국인혐오증으로 인해 석방 순간까지긴장감은 늦춰지지 않았다. 가자지구보안부대 대변인의“15일 아침(현지시간) 이전에 풀려날것”이란 관측이 빗나가면서 낙관론이 급랭하기도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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