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런 태역에 사슴뿔도랑 하간디 몬딱 저스멍 나녕 놀쌔게 도루곡 꼴망을 똘르라(푸른 잔디에 사슴 뿔(제주 유나이티드의 상징) 달고 여기저기 다니며 날쌔게 달려 골망을 뚫어라.’
2006 K리그 홈 개막전이 열린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 울려 퍼진 제주 유나이티드의 응원가 ‘모다드렁 혼저들 옵서게(모두들 어서 오세요)’(조용필 노래)와 함께 K리그 제주시대가 열렸다.
일부 서포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주 유나이티드의 개막전은 많은 관심을 끌었다. 경기 전 ‘경기장을 가득 메울 것’이란 제주도 관계자의 호기로운 장담은 실현되지 않았지만 경기 3시간 전부터 경기장을 찾은 제주 도민들의 관심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제주제일고와 오현고의 라이벌 매치 열기가 대변하는 축구의 고장 제주도,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수준 높은 축구에 대한 갈증을 푸는 듯 대단한 환호를 보냈다.
연고를 이전하며 새로운 출발 의지를 다진 제주 유나이티드는 모기업인 SK 계열사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제주로 내려와 관심을 보였다. 이날 오후부터 제주공항에는 SK의 고위 관계자들을 기다리는 검은 리무진이 줄을 잇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경기 전에는 1시간에 이르는 개막 행사가 열려 흥을 돋웠다. 평소 ‘홍보ㆍ마케팅에 인색하다’는 평을 듣기도 한 제주 유나이티드는 거액을 들여 개막식을 준비했고, 제주도 전역에는 개막전을 알리는 안내 깃발이 휘날렸다.
무수한 뒷말을 남긴 채, 개막전을 시작으로 새 연고지 제주에서 좋은 출발을 보인 제주 유나이티드, 이제는 화끈한 경기와 성적으로 홈팬들에게 보답할 차례다.
한편 제주 유나이티드는 0-0 득점 없이 비겨 연고지 이전 축포를 다음 홈 경기로 미뤘다.
서귀포=장치혁 기자 jang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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