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고객 3만명의 신상 정보를 인터넷 메일을 통해 유출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기관의 개인 정보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국민은행은 15일 오후 2시께 고객 3,700여명에게 인터넷 복권 구매 안내 메일을 발송하면서 고객 3만명의 신상정보가 담긴 파일을 첨부했다고 은행측이 밝혔다. 이 파일에는 고객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이 메일 주소 등 상세한 개인 정보가 담겨 있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마케팅 차원에서 인터넷 복권 이용 고객 명단을 작성해 놓은 파일이 직원 실수로 잘못 첨부돼 나갔다"며 "약 45초간 메일이 발송된 후 메일 시스템을 정지시켰으나 그 동안 3,700명의 고객에게 정보가 발송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뒤늦게 다음 등 웹메일 계정을 관리하는 회사에 연락해 고객이 열람하지 않은 메일을 삭제토록 요청, 이날 밤 늦게까지 삭제 작업이 이뤄졌다. 그러나 고객이 이미 열람한 메일은 삭제할 수 없어 고객 정보 유출을 피할 수 없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800건은 삭제됐고 나머지도 삭제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220건 정도는 고객이 이미 열람을 했다"며 "메일을 열람한 고객에 대해서는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삭제를 해주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이 신상 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고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메일을 수신한 한 고객은 "어떻게 은행에서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는지 황당하다"며 "그 파일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유포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미 열람한 메일은 회수가 불가능한 데다 파일 삭제 여부도 확인할 수 없어 고객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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